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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독서

[2월 리뷰/권인철]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제목: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지은이: 최제훈

1줄 감상.
그럼 방금 나왔던 이야기는 다 가짜란 거야?

리뷰
1. 제목에 낚이다.
    서점에 들러 소설 부분 서가를 서성이다 어둡고 임팩트 있는 표지에 이끌려 책을 집어들고 제목을 보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음...고양이 이야기 인가? 흥미로운데?'라고 생각 하고 책 뒤편의 서평을 먼저 읽어 보았습니다.
    미스테리한 주제를 다룬 소설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서평을 보고 책의 한 단락도 읽어 보지 않고 계산을 해버렸습니다.
    ('고양이 = 약간은 미스테리 한 존재' 라고 생각 하고 있었으니까요.)
    집으로 돌아와 1장을 다 읽고 난 저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으아아 내가 예상한건 이게 아닌데! 그래 3장 까지 읽어보자 3장이 책 제목과 동일하니까 그때는 고양이 이야기가
     나올지도 몰라!!'
     책을 모두 읽고 난뒤...'아..낚였다..'라는 생각이 무럭 무럭 들었습니다.
     네. 이 책에서는 고양이 이야기를 단 몇줄. 아니 고양이라는 단어 자체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럴듯한 고양이 관련 제목에 낚인 제가 멍청한거죠..
     (게다가 소설책인데 무려 '밀봉' 이었습니다. 내용을 확인하고 자시고 여지가 없었어요..)

2. 내용에 낚이다.
    이 책은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미스테리 스릴러 물입니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전개 방식으로 인해 고양이가 나오지 않는데도!! 상당히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각 장의 대강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여섯번째 꿈
    연쇄살인마 정보 동호회의 '실버 해머' 운영자인 '악마'의 초대를 받은 6명의 선택받은 회원이
    어느 한 산장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게 됩니다.
    6명의 회원들은 운영자를 기다리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시간이 늦어 각자의 방에 들어가 잠을 자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사건이 벌어집니다.
    첫날 이야기를 나누며 티격태격 했던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살해 당합니다.
    일행은 모두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고 유력한 용의자인 한 사람이 살인자를 보았다고 증언 합니다.
    하지만 '꿈'을 통해 보았다고 이야기 하게 되죠. 꿈에서 온통 검은 가면을 쓰고 두건과 긴 가운을 두른 누군가가
    그를 죽였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때 부터 전형적인 스릴러물의 장치가 등장 합니다.
    통신 두절, 퇴로 차단, 기상 악화.
    더 이상의 줄거리 설명은 다른 독자분을 위해 생략 하겠습니다.
    복수의 공식
    을 읽으면서 전개 방식이 참 재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2개의 이야기가 꼬이고 꼬이고 꼬여서 마지막에는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이 되는게 아니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하하.
    π
    여자 마술사와 일본 소설 번역가 남자의 이야기 입니다.
    남자는 출판사로 부터 번역 일을 맡게 되는게 공교롭게도 '여섯번째 꿈'의 일본판 원고 입니다.
    이야기가 진행 되면서 남자는 낮에는 열심히 번역을 하고 밤에는 여자 들려주는 끝이 없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여자가 밤마다 들려주는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습니다.
    좀도둑 '하루'의 이야기 인데 '하루'는 빈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되 비싼 물건이나 현금을 훔치지 않습니다.
    중요하진 않은 물건을 하나만 훔치고 집 주인이 그 물건을 찾기 위해 뒤질 만한 곳에 선물을 하나씩 두고 나옵니다.
    그러면 집 주인은 물건을 도둑 맞았다는 생각보다 '어디에 넣어 두고 못 찾나 보다' 라는 생각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게 되고 '하루'가 놓아둔 선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구석에서 나온 물건이 자신과 상관 없더라도 사람의 기억이란 간사해서
    단편적인 기억의 조각을 짜 맞추어 그 물건에 대한 추억을 생성해 버린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하루'의 선물로 인해 한 남자가 자살을 하게 됩니다.
    '하루'는 그 까닭을 알기 위해 자신이 놓아둔 선물을 추적하게 되죠.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네요. ^^
    일곱 개의 고양이 눈
    먼저 말씀드리지만 고양이는 나오지 않습니다!!! 아흑..
    주인공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미스테리 클럽Q -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이라는 소설 책을 컴퓨터 서가에서 찾아 냅니다.
    책 앞 부분인 '폭우'를 읽다 시력에 이상이 생겨 양쪽 눈을 수술하게 됩니다.
    수술 후 작가인 주인공은 수술 전 읽었던 책의 뒷 부분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구성해 냅니다.
    회복이 다 되면 다시 도서관으로 찾아가 자신이 구성한 이야기와 원본을 대조 해 볼 요량으로 말이죠.
    하지만 21일 후 시력이 회복되어 찾아간 도서관에서는 그 책을 다시 찾지 못합니다.
    또한 그 책은 처음부터 존재 하지 않았던 것처럼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책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는...끝난것 같은 내용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3. 독서평
    책 값이 많이 오른것 같아 속이 쓰립니다.
    제목은 고양이가 나올것 같은데 나오지 않아요.
    그래도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으니 나쁘진 않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 속에서 4마리의 뱀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원을 그리고 있는 이미지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에셔의 '그리는 손'이 계속 생각이 나는 책이었습니다.
    작가의 묘사가 진지하고 묘하게 디테일 해서 읽는 맛이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