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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2월 리뷰/최인걸] 길티:악마와 계약한 여자 (2010)

길티 | 악마와 계약 한 여자
주연 : 타마키 히로시, 칸노 미호

2010년에 방영 한 일본 드라마 입니다. 보던 것이 없어서 이제 어떤 걸 볼까나 하고는 있던 찰나 마침 팀장님께서 볼만 하다고 추천 해 주신 참에 전편을 다운로드(;) 받아서 한숨에 보았습니다. 주인공은 익숙 했습니다. 타마키 히로시와 칸노 미호. 타마키의 경우 '노다메 칸나빌레'의 치아키로 익숙 했고, 칸노 미호는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배우였기 때문입니다.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 에서의 청각 장애우 미호가 처음으로 악역을 연기 했다는군요.

사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본 것이 더욱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추리극과 어느정도 맞아떨어졌거든요. 이미 누가 범인인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었지만, 이 드라마는 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 받는 범죄자들에 대한 복수극을 펼치는 여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형사의 이야기 입니다.

노지마 메이코(칸노 미호) 는 누가 보더라도 평범 해 보이는 차림과 성격으로 애견 센터에서 일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산책길에서 손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강아지가 들어가자 마시마(타마키 히로시) 가 그 강아지를 구해주면서 둘은 만나게 됩니다. 극 초반 캐릭터에 대해 이해 관계를 위해 주인공들의 과거사를 재 조명 합니다.

노지마 메이코는 고등학생 시절, 독극물로 형부와 조카를 살해 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15년을 복역 했습니다. 모범 복역수였던 그녀는 조기 퇴소 후, 그 사실을 숨기고 홀로 살며 애견 센터에서 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아무런 혐의가 없습니다. 단지 집에 오는 케이크 가게에서 쵸콜릿 케이크를 구입 했을 뿐인데, 그녀에게는 여럿 증인이 가세하여 법정에서 유죄 혐의를 받고 맙니다. 그 결과 남편과 아들을 잃은 메이코의 언니마저 자살하게 되고, 어머니는 정신병으로 병원에 요양하게 됩니다. 아무런 죄도 없이 가족을 모두 잃고, 15년을 복역 하고 세상에 돌아왔습니다.

마시마 타쿠로는 과거 자신의 후배 파트너와 함께 마약 중독자를 검거 하던 중, 자신의 눈 앞에서 범인에 의하여 후배가 불 타 죽어가는 모습을 본 후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노지마와 마시마는 타인에 의하여 소중한 것을 잃고 과거에 얽매여 그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선배 형사가 실종 된 이후, 속내를 캐던 타쿠로는 15년 전의 사건에 노지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런 두 사람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메이코는 배후에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 찾기 위해 자신을 향해 거짓 증언 했던 사람들을 향해 메세지를 던지고 살해를 하기 시작 합니다. 치밀한 계산으로 가족과 주변인을 포섭하는 등 무차별한 방법으로 그들 스스로 자살 하도록 만듭니다. 관계 된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배후의 인물과 이유를 찾아 자신 안의 악마와 계약 하고 간접 살인 여정을 하는 메이코와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을 캐고 메이코를 막으려는 마시마.

극중 애견 센터에서 기르는 레옹이라는 개 한마리. 전 주인에게 학대를 당하여 인간을 공격하는 바람에 안락사 당하게 됩니다. 노지마가 그렇게 슬퍼하던 이유... 타인에게 상처받고 인간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인하여 개가 거칠게 변했다는 것은 우리 인간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미워했고 항상 올바르던 언니에게만 사랑을 나누어준 어머니. 자신을 보며 한번도 웃어준 적 없던 어머니. 그렇기에 메이코는 형부와 조카를 더욱 사랑했고 언니가 금지시킨 쵸콜릿 케익을 조카에게 사다 줍니다. 이 모든 사건의 배후의 인물마저도 자신을 무시하는 아버지에게 반항 하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자신 스스로 삐뚤어졌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자작극이었죠. 만약 그녀의 어머니가, 그의 아버지가 그러지 않았더라면.. 사랑으로 키우고 사랑으로 보답했더라면..?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 한채로 살아가면 스스로 어떤 짓을 하게 되더라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악마가 되는걸까.


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네이크 아이' 가 보여준 긴 롱테이크가 느끼게 해 주었던 긴박감과 같은 초반부의 치밀한 전개에 비하여 다소 극후반으로 갈 수록 쳐지는 느낌은 들었지만 극 내내 인간의 죄와 벌에 대하여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추천작입니다.